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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29. 13:48 좋은 책/테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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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리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주인공 이병헌씨가 읽고 있던 책이지요.

이 책은 어느날 갑자기 닥친 영문 모를 폭격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겨진 자들의 아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9살 꼬마 오스카는 9.11사건으로 죽은 아버지가 남긴 열쇠의 비밀을 풀기 위해 의미심장한 메세지들을 쫓고 있습니다. 그는 동네 문구점에서 펜을 사보기 전에 잘 나오는지 슥슥 그어보는 하얀종이에서 아버지가 남겨놓은 암호를 발견하기도 하지요. 꼬마탐정처럼 뉴욕 곳곳을 누비는 그의 여행은 귀엽기도 하지만 사뭇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이는 폐쇄된 공간에 들어가기를 거부하지요, 그래서 버스를 타지도 않고 엘리베이터에 오르지도 않습니다. 그는 많은 것들에 겁을 먹고 있습니다. 주인없는 가방, 비행기, 불꽃놀이, 공공장소, 그리고 인종주의자가 아님에도 공공장소나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아랍인들에게서도 공포를 느낍니다. 책은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적인 효과를 많이 사용합니다. 사진과 글의 배열, 특정 단어나 구절에 붉은 동그라미를 친 페이지(누가 낙서한 헌책 아니니 놀라지 마세요) 등등. 이런 장치들이 아이의 슬픔을 더 잘 표현해내고 있는 것같습니다.

아이가 뉴욕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이 여행길에는 남몰래 동행하는 이가 있습니다. 한 손에는 yes를 다른 손에는 no를 새겨넣은 이 남자는 누구일까요?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을 맞아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독일의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 비무장의 민간인들이 버스를 기다리다가 혹은 자신의 일을 하다가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습니다. 이 책은 드레스덴 폭격과 9.11사건을 통해 언제나 개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는 슬픈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제각각의 아픔을 간직한 뉴욕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가족을 통해서 슬픔을 치유해가는 아이를 통해 역시나 같은 이 슬픈 세상에 살고 있는 독자에게도 위로를 주지요.

 

<페허가 된 드레스덴 / 사진작가: 발터 한 1945년 2월>

무비북

 

 

 

2. CSI 라스베가스 : 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 캐롤라인 알렉산더

 

인듀어런스

 

제 기억엔 길반장님의 자택 쇼파탁자에 놓여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정말이지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저는 읽는 내내 고혈압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정도로 흥분된 상태였지요.

1914년 8월, 28명의 대원이 인듀어런스호에 몸을 싣고 남극탐험길에 오릅니다. 하지만 남극에 들어선다 싶은 순간 부빙에 갇혀 표류하다 선체에 금이 가면서 배가 침몰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대원들은 모두 탈출에 성공하지만 지금부터 길고도 막막한 남극생활이 시작됩니다. 리더인 새클턴 경은 27명의 대원을 모두 구해내기 위해 노력하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마음은 절망으로 그늘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희망으로 시속 100km의 바람이 불고 20m의 거대한 파도가 치는 바다 속으로 6명의 대원이 조그만 보트를 타고 조지아 섬을 찾아 나서는 장면은 정말... 목숨을 건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남겨진 대원들의 생존은...아..

역사적인 사건이니까 결론을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몰랐어요. 그래서 새클턴 경을 포함한 이 6명이 무사히 조지아 섬에 도착하는지 아닌지, 엘리펀트 섬에 남겨진 대원들은 구출되는지 그렇지 않은지...저는 도저히 찬찬히 책장을 넘길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만... ... ... ... ... 결론부터 보아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무려 18개월 동안이나 인간의 생존이 불가능한 남극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한 그들,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설보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실화입니다.

 

무비북

 

 

 

3.  꽃피는 봄이 오면 : 남쪽으로 튀어 - 오쿠다 히데오

 

남쪽으로 튀어

 

절대 화를 내지 않는 사기꾼으로 나온 김갑수 아저씨가 늘 들고 다니던 책입니다. 얼마전 임순례 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지요.

저는 소소한 재미와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김윤식씨의 연기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오연수씨도 나이가 무색할 만큼 예뻤구요. ㅎㅎ

60년대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이 대단했다고 하지요. 초등학교 6학년인 지로의 아버지도 그 시절, 자본주의 사회의 전복을 꿈꾸던 용맹혁명투사였습니다. 지금은 철저한 무정부주의자로 분하여 각종 세금 고지서를 우습게 알고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던가요? 불쌍한 말단 공무원을 앞세워 끊임없이 그를 압박해옵니다. 드디어 그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남쪽으로 튈 것을 결심합니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 지로는 나름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아무에게나 국가의 개니 뭐니 욕설을 일삼는 아나키스트 아버지도 그렇지만,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친구들 때문에 맘고생이 심하지요. 지로를 괴롭히는 이 아이를 아버지의 후배(어른입니다)가 혼내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따끔하게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때려버리지요, 꿀밤 아닙니다, 때려버립니다. 좀 과하게 때려버립니다. 저는 통쾌하던데요. ㅎㅎ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가지요. 개인적으로는 그의 소설들이 조금 가볍다고 생각하지만 재미있게 잘 읽히고 나름대로 현대인들이 놓치고 사는 부분에 대한 성찰도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지붕뚫고 하이킥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최다니엘과 신세경 관련해 아주 잠깐 그야말로 소품으로 스치듯 등장한 것 같은데...어쨌든...

하인리히 뵐은 197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작가입니다. 뭔가 묵직함이 느껴지지요.

평범하고 성실한 카타리나는 모처럼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 함께 밤을 보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행복감이 채 가시지도 않은 평화로운 아침, 갑자기 그녀의 아파트로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그리고 그녀를 연행하지요. 지난 밤을 함께 보낸 남자가 경찰이 쫓고 있던 범죄자라는 이유였습니다. 경찰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던 그녀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카타리나는 특종만을 쫓는 기자와 세간의 상스러운 관심으로 인해 엄청난 괴로움을 당합니다. 급기야 그녀는 기자에게 총을 겨누지요.

익숙한 모습 아닌가요? 선정적인 언론의 보도 태도와 우리같은 일반인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의 저속한 호기심...

알권리? 웃기고 있네...정말 우리가 알아야하는 것들에 침묵하는 언론과, 그저 연예인들의 사생활이나 캐면서 알권리 운운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냉정하게 한번 돌아봅시다. 

그녀가 경찰 심문 과정에서 조서에 기록되는 단어 하나를 고르는 일에도 꼼꼼하고 신중한 반면, 경찰들의 판에 박힌 조서내용들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흔히 신문이나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들에 쓰이는 단어들을 생각해보면, 다 다른 사람들, 다 다른 사연을 품고 있는 사건들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사건을 정의하는 몇 가지 단어만이 사용되고 있지요. 돈 때문에, 치정 때문에, 원한 때문에...

분명히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그렇듯 간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전해들은 소식들, 그래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한번쯤은 의심을 품어봅시다. 누가 무슨 이유로 우리의 눈과 귀를 한쪽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자극적인 단어들을 사용하여 우리들의 말초신경을 건드리고 저속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들의 속셈에 넘어가지 말자구요.

 

 

5. 시크릿가든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재벌로 등장한 현빈이 읽고 있던 책이지요.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했던 작가 장 지글러는 서구사회의 탐욕과 그로인해 고통받는 약소국의 사람들의 삶에 대해 많은 책을 써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들이 질문하고 아버지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심각한 기아의 현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소위 글로벌 시대라 일컬어지는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기아현상은 비단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국적 기업과 강대국의 경제 논리가 세계 곳곳을 휘저어놓으며 다수의 빈곤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나면서부터 십자가에 못박힌 아이들"이라고 표현되는 아이들. 5초에 한 명씩 굶어죽어간다는 충격적인 사실, 3분에 1명씩 비타민 부족으로 시력을 잃어간다는 사실...믿고 싶지 않은 충격적인 현실이 책에는 많이 등장합니다.

당장은 기부를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죽은 원조>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강대국들이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어 부패한 지도자들에게 넘겨주는 원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기만적인 대책은 이제 멈추어야 할 것입니다.  

작가가 말하듯이 이 탐욕적인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논리를 벗어나야만 비로소 진정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아울러 작가는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지요.

<가난한 휴머니즘>이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먹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라는 사회적 합의에조차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윤리적인 위기입니다. 믿음의 위기입니다."

지구 어딘가에서 기아에 허덕이며 죽어가는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인간존재, 그 자체의 위기일 것입니다.

 

    알라딘 TTB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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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파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