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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29. 00:50 좋은 책/작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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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 장준하

장준하 돌베개

 

2013년 3월 28일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에 장준하 선생의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저도 잠깐 들러서 추모를 했습니다. 1975년에 일어난 의문사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오늘이라도 밝혀진다면(사실상 아직까지는 밝혀졌다고 말하기도 어렵지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무겁습니다.

 

자, 그런 의미에서 장준하 선생의 수기 <돌베개>에 대한 리뷰를 올려볼까 합니다.

패색이 짙어지던 일본이 마지막 발악을 하던 1944년 그는 학도병으로 일본군에 입대하게 됩니다. 당시에 증언들을 들어보면 말이 지원이지 대학생들을 강제적으로 군으로 끌고 간 것입니다. <나는 조선인 가미카제다>라는 책에는 일본인 장교들조차도 일본이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오랜시간 교육받은 인재인 엘리트들을 일회용 총알받이로 써야 할 정도로 몰려있었으니까요. 

아무튼 그는 애초에 탈출하여 광복군에 들어갈 계획을 가지고 중국으로 가겠다고 자원합니다. 그리고 계획대로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하지요.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광복군은 그러나 그에게 실망만을 줍니다. 제대로 된 군사훈련 한번 받지 못하고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내는 걸 견딜 수 없었던 그는 <등불>등의 소책자를 발행하기도 합니다. 

힘들게 찾아간 임시정부도 그에게 실망을 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만가지 당과 파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으르렁거리는 그곳에서 그는 환멸을 느낍니다. 광복이 된 조국땅은 또 어땠을까요?

 

'나는 꼼수다'에 장준하 선생의 아드님이 나와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지요, 그 방송에서 선생이 안기부에 끌려갔던 일화를 재미있게 이야기하셨는데, 자신을 압박해오는 안기부 요원들에게 오히려 주먹질을 하려고 하셨다지요.

<돌베개>를 읽다보면 그런 그의 기질이 잘 드러나있습니다. 기개가 대단합니다.  

우리 역사 속에는 훌륭한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지난 독재시절 모두 죽임을 당하고 그 정신이 철저하게 가리워진 채 우리에게 계승되지 못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사는 모습이 이렇게 뿌리없는 나무처럼 흔들리는 게 그런 탓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준하 선생의 재안장, 이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우리가 그분들의 삶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투박하지만 선이 굵은 그의 글을 한번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이만 총총.   

늦은 밤까지 분향소에 드문드문 조문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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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파리2